2월 12일 경북 김천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DNA 검사 결과 언니로 나타난 김모(22)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경북 구미 빈집에서 미라로 발견된 2세 여아에 대해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친모로 확인된 40대가 20대 딸의 임신 사실을 출산이 임박해서야 알게되자 아기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녀는 비슷한 시기에 임신하고 출산을 했는데 40대 외할머니가 각자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이다. 20대 딸은 친 여동생을 자신의 아이로 알고 양육해온 것이다.

13일 본지취재에 따르면 석모(48)씨는 딸인 김모(22)씨 임신 초기, 배가 불러오는 것에 대해 ‘살이 조금 찌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출산이 임박해지자 딸이 임신 사실을 얘기해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딸 김씨는 출산이 임박하자 친정엄마인 석씨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지만 이미 낙태를 하기에 시기가 늦은 시점이었다. 공교롭게도 석씨도 김씨처럼 비슷한 시기 임신을 하고 있었다. 딸의 출산을 앞두고 딸이 여자 아기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때부터 ‘아기 바꿔치기’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와 김씨는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각자 낳았는데, 석씨가 몰래 서로 낳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 당시 딸 김씨는 병원에서 출산 후 친정집에 아이를 맡기고 몸조리를 하고 있었다. 김씨는 실제로 자신의 아이가 아니지만, 자신의 아이로 잘못 알고 출생신고를 한 뒤 양육해왔다. 하지만 이혼 후 재혼한 김씨는 “전 남편의 아이라서 보기 싫다”며 아이를 내버려둬 숨지게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출산한 바꿔치기 당한 아이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수사기관 측은 석씨가 출산을 감추기 위해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면 석씨는 배를 가리는 등의 행위로 그동안 임신 사실을 숨겨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석씨가 출산과 출생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산파 등 민간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 함께 출산하고 난 뒤에는 위탁모 등에게 아기를 잠시 맡겼을 것으로 추정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낳은 아이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돼 있지만 석씨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없는 점에 주목하고 구미시와 공조해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수소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