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경북 구미경찰서에서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석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만2세 보람양 사건 관련해 DNA 검사 결과 친모로 나타난 석모(48)씨가 홀로 출산하는 방법을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줄곧 보람양을 낳지 않았다고 주장한 석씨가 병원 외 공간에서 출산을 염두에 둔 정황이 밝혀진 것이다. 석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DNA 검사를 한번 더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오면 인정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같은 결과가 나오자 이를 부정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진술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석씨는 출산 시점으로 추정되는 2018년 전후로 ‘셀프 출산'’수중 분만'등 자체 출산을 준비하는 단어들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기 석씨는 비교적 큰 치수의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거도 경찰은 확보했다.

경찰은 석씨가 홀로 출산을 감행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석씨의 출산을 도운 인물도 있을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유력한 조력자를 찾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는 말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석씨는 DNA 검사 결과 보람양의 친모로 밝혀져 입건된 후 경찰에 DNA 검사를 재차 요청했다. 경찰이 통보한 국과수의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석씨는 본인의 요청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이를 부정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김씨를 송치하기 전까지 총 3번에 걸쳐 국과수에 DNA 검사를 요청했고, 국과수는 3번 모두 “보람양의 친모는 석씨가 맞다”고 답했다.

이 점 때문에 경찰은 석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석씨가 출산을 부정하는 사실 자체가 이미 거짓말이라는 판단에서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석씨가 송치된 다음날인 18일부터 대검찰청 DNA 화학분석과에 석씨와 사건 관계자들의 DNA 검사를 의뢰했다. 사건 관계자들의 DNA 자료는 18일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DNA 검사 결과는 평균적으로 10일 정도 걸리지만 사안에 따라 더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어 일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9일 석씨는 “(딸 김씨의)방을 빼달라”는 빌라 주인의 연락을 받은 뒤, 김씨가 살던 방에서 보람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경찰에 즉시 신고하는 대신 김씨에게 “내가 처리할게”라는 말을 남긴 뒤, 보람양을 박스에 담아 유기하려다 바람 소리에 놀라 미수에 그쳤다. 이후 하루가 지나서야 남편에게 시신 발견 사실을 통보했다.

사건 초기 석씨는 경찰에 자신을 ‘(보람양의)외할머니’로 소개했지만, DNA 검사 결과 석씨는 친모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김씨를 살인 등 4개 혐의로, 지난 17일 석씨를 사체유기 미수 등 2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석씨 송치 이후에도 보람양의 생물학적 친부(親父)와 석씨가 바꿔치기한 여아의 행방, 바꿔치기 수법 등 사건 핵심 사안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