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신애(23)가 중학교 동창인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으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 수진의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아역으로 출연했던 서신애도 학폭 피해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서신애는 그동안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한 달여 만에 입을 열었다.
서신애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0년 전의 저는 어렸고 용기가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려움과 망설임으로 임한다면 먼 훗날 제가 저 자신에게 참 많이 실망하고 후회할 것 같아 용기를 내려 한다”고 했다.
서신애는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활동을 했지만, 학교 안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같은 평범한 학생이었다”며 “중학교에는 2학년 첫 학기에 전학을 왔고 같은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썼다.
◇ “2년간 날 괴롭혀… 정신적 폭력도 평생의 상처”
서신애는 수진이 무리와 함께 2년간 자신을 괴롭혔다고 했다. 불쾌한 욕설을 하고, 비웃음을 날렸다는 것이다. “등굣길과 쉬는 시간 복도, 급식실, 매일같이 어디에서나” 괴롭힘이 있었다고 했다. ‘별로 예쁘지도 않은데 어떻게 연예인을 할까’, ‘어차피 쟤는 한물간 연예인’, ‘저러니 왕따 당하지’, ‘선생들은 대체 뭐가 좋다고 왜 특별 대우하는지 모르겠어’ 등의 말이 날아들었다고 한다.
서신애는 “그저 어린 학생들의 시기와 질투였을 수도, 스쳐 지나가듯 했던 말이었을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마음속 깊이 상처가 된 말로 지금까지 남아있다”며 “그때 받은 상처는 점점 더 큰 멍으로 번졌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썼다.
이어 “그 두려움은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저를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했고,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된 것도 사실”이라며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정신적인 폭력 또한 한 사람에게 평생의 상처로 남게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 수진 “학교폭력은 오해” VS 서신애 “일방적 모욕이었다”
앞서 수진은 “(서신애와 관련해) 학창 시절 어떤 괴롭힘도, 뒤에서 욕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힐 때마다 서신애는 타이밍 맞춰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고, 많은 사람이 내가 서신애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오해하게 됐다”며 “서신애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서신애는 이날 올린 글에서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고 저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하는데, 맞다. 일방적인 모욕이었을 뿐”이라며 “제 뒤에서 본인의 무리 속에서 함께했던 멸시에 찬 발언과 행위조차 절대 아니라 단정 지으니 유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증언과 증거를 가지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분의 선택적 기억이 제가 얘기하는 모든 일을 덮을 수 있는 진실한 것들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서신애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용기 내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며 “저는 그러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괜찮아질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서신애는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께 걱정과 염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개인적인 일이 아닌 배우로서 다양한 활동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많이 지쳐 있고 힘드실 텐데 힘내시면 좋겠다”며 글을 맺었다.
◇ 수진 학폭 의혹에 서신애 “변명 그만해라”
수진의 학교폭력 의혹은 지난달 20일 불거졌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진의 동창이라 밝힌 한 네티즌이 글을 올리면서다. 이후 수진의 학교폭력 피해자 가운데 서신애가 포함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서양(서신애)이 울면서 나한테 말하던 걸 기억한다. 등교하는 길에 이 친구 뒤에서 ‘서양 이 XXX아. 야 이 X꾸X꾸야. 애미애비 없어서 어떡하냐’ 등 매일 소리를 지르며 불렀다”며 “그런데 (수진이) 예능에 나와서 얘랑 같은 출신이라고 웃으며 말하더라. 진짜 소름끼쳤다”고 했다.
특히 서신애가 2012년 KBS 드라마 ‘SOS’ 기자간담회 때 “‘하이킥' 출연 당시 학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시 서신애는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연예인 납신다’고 장난을 치거나 내게 ‘빵꾸똥꾸’, ‘신신애’, ‘거지’라고 불러 슬펐다”고 했다.
이에 수진은 “학생의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핀 적은 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폭행을 가한 적은 없다”며 “서신애 배우님과는 학창 시절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다”고 했다.
서신애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에 잇따라 수진의 학폭이 사실이라는 뉘앙스의 게시물을 올렸다. 서신애는 학폭 의혹이 제기된 당일 인스타그램에 “변명 그만해라(None of your excuse)”라는 글귀를 남겼다. 또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엔 빌리 아일리쉬의 노래 ‘Therefore I am’의 재생 화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이 노래에는 ‘난 네 친구가 아냐. 내 기분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I’m not your friend. Don’t talk ‘bout me like how you might know how I feel)’라는 가사가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선 ‘학폭은 없었다는 수진의 해명에 서신애가 또다시 저격 글을 올린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서신애가 올린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안녕하세요, 배우 서신애입니다.
10년 전의 저는 어렸고 용기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려움과 망설임으로 임한다면 먼 훗날 제가 저 자신에게 참 많이 실망하고 후회할 것 같아 용기를 내려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활동을 했지만, 학교 안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같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중학교에는 2학년 첫 학기에 전학을 왔고 같은 반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를 거론하신 그분은 2년 동안 등굣길, 쉬는 시간 복도, 급식실, 매일같이 어디에서나 무리와 함께 불쾌한 욕설과 낄낄거리는 웃음, “별로 예쁘지도 않은데 어떻게 연예인을 할까” “어차피 쟤는 한물간 연예인” “저러니 왕따 당하지” “선생들은 대체 뭐가 좋다고 왜 특별 대우하는지 모르겠어” 등등 꾸준한 근거 없는 비난과 인신공격을 했습니다. 그저 어린 학생들의 시기와 질투였을 수도, 스쳐 지나가듯 했던 말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마음속 깊이 상처가 된 말들로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그때 받은 상처들은 점점 큰 멍으로 번졌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두려움들은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저를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했고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로 인해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정신적인 폭력 또한 한 사람에게 평생의 상처로 남게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고 저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하는데, 맞습니다. 일방적인 모욕이었을 뿐입니다. 제 뒤에서 본인의 무리 속에서 함께 했던 멸시에 찬 발언과 행위들조차 절대 아니라 단정 지으시니 유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증인과 증거를 가지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의 선택적 기억이 제가 얘기하는 모든 일을 덮을 수 있는 진실한 것들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도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용기 내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저는 그러지 못하였고 시간이 지나면 점차 괜찮아질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걱정과 염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개인적인 일이 아닌 배우로서 다양한 활동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습니다. 다가오는 4월에도 행복하시고 코로나로 인하여 많이 지쳐있고 힘드실 텐데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