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채 잠들었다가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실종 닷새만인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정민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신을 처음 발견한 건 인근을 수색하던 구조견과 민간구조사였다.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에서 20여m 떨어진 강 위로 검은색 물체가 떠내려 왔다. 사람 형상이었다.
이 모습을 보고 구조견 ‘오투’가 짖었다. 구조사의 지시를 받은 오투는 물 속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잠시 뒤 떠오른 형상은 손씨가 실종 당시 입고 있던 흰색, 회색, 검정색이 혼합된 긴 팔 셔츠를 입고 있었다.
민간구조사 차종욱(54)씨는 3일 전부터 자신의 구조견과 함께 인근을 수색하고 있었다고 한다. 차씨는 “지난 25일부터 만조이기 때문에 강물이 3일 간 하류에서 상류로 역류했다”며 “오늘쯤 되면 시신이 다시 하류로 내려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실종 장소를 다시 수색했다”고 했다.
시신은 오후 4시 30분 119구조보트로 인양됐다. 경찰은 15분쯤 뒤 시신의 소지품과 신분증을 확인했고, 정민씨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앞서 정민씨는 지난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정민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쯤부터 25일 오전 2시 이후까지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잠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 A씨는 홀로 귀가했고, 오전 4시 30분쯤 A씨가 혼자 반포나들목(토끼굴)을 지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50)씨에 따르면, 아들의 뒷머리에는 발견 당시 날카로운 것으로 깊게 베인 상처가 최소 3곳이 있었다고 한다. 손씨는 “아주 날카롭게 베였다. 손가락 두개 마디 깊이로, 육안으로 볼 때도 두개골이 보일 정도의 상처”라며 “발견 당시 상처들이 굉장히 넓게 벌어져 있었다”고 했다.
가족 요청에 따라 5월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정민씨의 시신 부검을 할 예정이다. 손씨는 “당시 아들을 본 목격자들은 공통적으로 오전 3시 40분~4시 사이 두 사람이 자리에 없었다고 했다”며 “그 시간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근처에 있었던 남자 3명과 남녀 6명 일행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