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지난달 25일 실종됐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가 처음으로 언론에 입장을 내놨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실종 직전 손씨와 함께 있던 친구 A씨에 대한 의혹을 언론 등을 통해 수차례 제기했으나, 그동안 A씨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MBC

지난 15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한강 실종 의대생, 아버지의 약속’을 제목으로 방송하며 친구 A씨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A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저희의 기본적 입장은 저희에 대해 일체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며 “지금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입장을 해명하는 것은 결국은 유족과 진실공방을 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소한 억측이나 오해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절로 해소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애도하는 것이 저희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손씨의 시신은 지난달 30일 한강반포공원 인근을 수색하던 민간구조사와 구조견에 의해 발견됐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3일 손씨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를 발표하며 “국과수에서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왼쪽 귀 뒷부분에서 발견된 상처 2개는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했다. 국과수 소견에 따르면, 손씨는 음주 이후 2~3시간 이내에 사망했다.

16일 오전 고(故) 손정민 씨 추모 공간이 마련된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입구를 찾은 시민들이 손씨를 추모하고 있다. 그 앞쪽으로 손씨를 추모하는 문구가 담긴 메모지들이 밧줄에 매달려 있다. /연합뉴스

손씨는 지난달 24일 밤 친구 A씨와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나 이튿날 새벽까지 잔디밭에서 술을 마시다 실종됐다. 친구 A씨는 25일 새벽 4시 30분쯤 ‘잠에서 깨보니 손씨가 없어 집에 간 줄 알고 혼자 집에 왔다’고 진술했다.

친구 A씨가 오전 4시 33분쯤 혼자 한강공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CC(폐쇄회로)TV에 찍혔다. 두 사람이 술을 마시던 공원 잔디밭 근처에는 CCTV가 없다. 경찰은 친구 A씨와 목격자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