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폭행과 ‘조건만남’ 강요 사건과 관련된 10~20대 가해자 8명 중 7명이 구속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포항북부경찰서는 가해자 8명 가운데 촉법소년 1명을 제외한 7명 모두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A(20)씨로부터 시작됐다. A씨는 알고 지낸 여중생들에게 성매매 알선행위인 이른바 ‘조건만남'을 할 여학생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중생 3명은 지난달 28일 또래 여중생 B양을 협박하며 조건만남을 강요했다. 그러나 B양은 이를 거절한 뒤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여중생들은 또래 여중생 2명을 더 모아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3시간 동안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상가 옥상에서 B양을 집단 폭행했다. 이들은 B양의 얼굴·복부 등을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중생 5명이 B양을 집단 폭행한 이유는 ‘복수’였다. 경찰은 앞서 가해자인 여중생 5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조건만남 요구를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해 보복 폭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B양은 현재 얼굴과 몸을 심하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별도로 구속된 C(17)군과 D(19)군은 B양을 차에 태워 이동하며 폭행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에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을, C군과 D군, 여중생 4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각각 적용해 구속했다.
경찰은 보호관찰 중인 여중생 1명을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해 보호관찰소에 넘기고, 만 14세 미만으로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여중생 1명은 가정법원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의 죄질이 나빠 전원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