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양말에 묻은 흙이 한강 10m 지점의 토양과 유사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감정결과를 25일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손정민씨가 신고 있었던 양말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지난 13일 손씨가 친구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한강공원 잔디밭과 인근 한강 속 등 총 7곳에서 토양을 채취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손씨의 양말에 묻어있던 성분과 대조하기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손씨의) 양말에 부착된 토양은 강 입구부터 10m 떨어진 곳 인근의 토양과 유사하다”는 감정결과를 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그 근거로 편광 형상이 유사하다는 점과 알루미늄, 규소, 칼륨 등의 원소 조성비가 표준편차 범위 내에서 유사하다는 걸 들었다”라며 “육지 토양은 아니라는 소견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과수는 “수중 오염에 의한 결과일 수 있어 사건 정황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회신내용에 담았다.

손정민씨 사망 관련 토양 채취 현황 /서울경찰청 제공
손정민씨가 술을 마셨던 곳 인근의 한강 수심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손씨가 술을 마셨던 인근의 한강은 초입부터 7.1m까지는 수심이 0.52m 정도다. 초입부터 14.3m 떨어진 곳은 수심이 1.7m로 조사됐다고 한다. 손씨 양말의 흙과 유사하다고 국과수가 회신한 토양이 채취된 곳은 앞서 복수의 목격자들이 누군가 한강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한 곳과 10여m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친구 A씨의 옷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했다. A씨는 손씨가 실종된 당일 입었던 옷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과 전날인 24일 실종 신고됐던 남성들은 모두 신원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12명이 지난달 24~25일 실종됐다고 신고됐는데 모두 생존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증거물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해 사망 경위 등을 계속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한 네티즌의 123쪽 분량의 ‘한강사건 보고서'에 대해 위법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이 보고서에 A씨를 의심하는 주장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