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대구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고등학생이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집단 따돌림을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는 유족 측 주장이 나왔다.

'집단 따돌림에 내 소중한 보물을 잃었습니다' 청와대 청원 캡처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집단 따돌림에 내 소중한 보물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사망한 고등학생 A군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8월 마지막날 아침 소중한 제 보물인 17세 아들이 죽었다. 우울증에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하며 10층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고 적었다.

이어 “대구 북구에 있는 사립중·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밝기만 했던 제 아이가 어느 날부터 서서히 말이 없어지고 학교를 가기 싫어했다”며 “그 스트레스로 172cm 키에 40kg을 겨우 넘는 몸이 됐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이의 변해가는 모습에 불안감을 느낀 우리 부부는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고, 학교에서 열린 위기관리위원회에서 충격적인 아이의 문제 원인을 알게 됐다. 아들이 중학교 3학년 시절 학우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고1 담임선생님이 말해주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 중학교 3년 내내 시험감독으로 참가했던 제게 3년 간의 담임선생님들 어느 누구도 제게 아이의 힘듦을 얘기해 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저는 제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하는 줄 알고만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아이가 죽고난 다음에 밝혀진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에 제 아이가 느꼈을 수치심을 제가 몰랐다는 사실에 자책을 하지만 그 사실을 숨기며 얘기해 주지 않은 중학교와 아이의 고등학교에 분노하며 아이의 죽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 이가 있다면 낱낱이 찾아내 아이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청 측은 3일 조선닷컴에 “A군 측은 지금 학폭을 주장하는데 고1 담임선생님은 A군 부모에게 A군이 중학교 3학년 때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말을 한 적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담 내용도 확인 결과 A군은 집단 따돌림이 아닌 학업, 가족과의 갈등을 주로 언급했다”며 “지금 이 청원으로 담임 선생님, 학생들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3일 오후 5시 30분 기준 1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7시22분쯤 대구 북구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A군이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자세한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