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중구에서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이 피살되는 사건에 서울경찰청이 사과했다. 서울경찰청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가장 큰 존재 이유로 하는 경찰 조직이 도움을 요청한 분의 생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국민의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고인과 유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경찰이 준 스마트워치로 긴급 호출을 두 차례 했지만 경찰은 위치 오차로 엉뚱한 곳으로 출동해 이른바 ‘골든 타임’을 놓쳤다. 그 사이 피해자는 전 남자친구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피해자 전 남자친구는 20일 동대구역 인근 호텔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수사 결과 피해자는 이전까지 총 5회에 걸쳐 신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스마트워치를 보급하는 신변보호 결정을 하고 피해자를 임시숙소에 입소하는 등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경찰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피해자가 숨지면서 경찰에 대한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사건의 관할 경찰서인 중부경찰서 서장과 외부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스토킹범죄 대응 개선 TF’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간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해 유사 사례가 재발치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2일 오전 우즈베키스탄으로 3박 5일 일정으로 출장을 떠났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와 치안정책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서울 치안 책임자가 해외 출장을 떠난 데 비난 여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018년 7월부터 우즈벡에서 한국 치안 시스템 도입하고 싶다고 요청을 했고, 작년 문재인 대통령이 우즈벡 방문했을 때도 우즈벡 대통령이 부탁을 했다”며 “타슈켄트와 치안정책 MOU를 맺기로 결정했는데, 국가간 약속이라 청장이 무거운 마음으로 떠나는데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최 청장이 해외출장을 가면서 이날 예정된 경찰청장의 시도 경찰청장 화상 회의에도 서울청 차장이 대신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