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아래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남성 A(40대)씨가 24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경찰서를 나섰다. A씨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은색 마스크, 모자, 안경을 착용한 A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인천 남동경찰서를 나왔다. 고개를 푹 숙인 A씨는 “왜 아랫집 찾아간 거죠?” “흉기 왜 휘두른 거예요?”, “피해 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그전에도 내려가셨다는데 어째서 내려가신 거예요?” 등 취재진 질문에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B(60)씨 부부와 20대 딸 등 일가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지난 9월부터 지속적으로 B씨 가족을 괴롭힌 것으로 보고,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이 사건으로 B씨의 아내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뇌경색이 진행돼 수술을 받았다. B씨와 딸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2~3개월 전 해당 빌라 4층으로 이사를 왔으며, 아래층에 사는 B씨 가족과 층간소음으로 평소에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출동한 순경은 A씨가 B씨의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걸 보고도 ‘구조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고, 빌라 밖에 있던 경위 역시 현장에 올라가다가 순경과 건물 밖으로 나온 정황이 드러나며 부실대응 비판이 일었다. A씨는 B씨 가족에 의해 진압됐고, 경찰은 뒤늦게 A씨를 검거했다.
인천경찰청은 해당 경찰관들의 이번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대기발령 조치됐으며, 논현경찰서장은 직위해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