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에서 밤새 되살아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해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16일 산림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쯤 경북 영덕군 화천리 일대 야산에서 전날 꺼진 산불이 다시 발생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화천리와 인접한 화수리 일대로 번져 주변 임야 100㏊(30만 평)를 불태운 것으로 산림청은 추정하고 있다.
이 산불로 화수1·2리 주민과 인근 요양원에 있던 환자 등 108명이 마을회관과 다른 요양병원으로 대피 이송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인명피해나 민가·시설물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전날인 15일에도 영덕군 지품면 삼화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진화됐지만, 이후 강풍이 불면서 미처 꺼지지 않은 불씨 등이 다시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 중이다.
산림청과 경북도 등은 산불진화헬기 38대와 산불진화대원 약 1200여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헬기는 앞서 일몰 시간인 오후 6시 25분쯤 비행 안전을 위해 철수하면서 야간에는 산림청 공중진화대와 산불특수진화대원들이 불길이 번져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평균 풍속은 초속 5~6m, 순간 풍속이 초속 12m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어 진화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진화대원들은 7번 국도로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진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긴급 지시를 통해 “가용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진화에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2시 45분 기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대응 3단계는 예상피해가 100㏊ 이상이고 평균 풍속이 초속 7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소방청도 전국동원령을 발령해 경기·강원·충북·경남 등 8개 시군에서 소방 인력과 펌프차와 물탱크 차 등 진화 장비를 산불 현장에 투입했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가 설치됐고, 지휘권은 현재 이희진 영덕군수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로 이관됐다. 이 지사와 최병암 산림청장이 함께 산불현장을 통합 지휘하고 있다. 최 청장은 “내일 일출과 동시에 다시 헬기를 투입해 조속히 산불을 진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