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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사이 서울에서 50대 시각장애인과 80대 치매 환자가 연이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을 병원으로 이송해 검사한 결과 모두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2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강동구 주택가에서 시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중증 장애인 오모(53)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23일 밝혔다. 당시 오씨는 함께 사는 부모님과 여동생이 연달아 코로나에 확진되자 본인도 집에서 2km 떨어진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집을 나섰다고 한다. 오씨는 활동 보조인과 오전 11시에 집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이내 쓰러졌고, 지나가던 행인이 오씨를 발견해 신고했다.

오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고, 병원에서 실시한 코로나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 오씨는 평소 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에게 외상 흔적이나 기타 타살 혐의점 등은 없었다”고 했다.

오씨가 사망한 이튿날인 23일 오전 2시 31분쯤에는 A(85)씨가 서울 강동구의 한 주택가 도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평소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이날 오전 2시 17분쯤 집 밖을 나서 걷다가 갑자기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행인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A씨는 끝내 숨졌다. 병원에서 실시한 코로나 검사에서 A씨 역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평소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고, 구청이나 보건소 등으로부터 전담 요양보호사를 지원받지도 않았다고 한다. 병원 측은 A씨의 사망 원인을 코로나로 인한 병사로 판정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약자들이 갑작스레 사망했다가 사후에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며, 이들에 대한 보호 조치가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