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헬륨가스를 마시다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조사 중이다.
6일 인천소방본부와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0분쯤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 A(13)군이 얼굴에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어머니 B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119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A군은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A군이 헬륨가스를 들이마시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군 부모가 소방 당국에 “아이가 평소 장난기가 많았는데 최근 택배로 헬륨가스를 주문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무색, 무취의 가스로 열기구나 장식용 풍선에 주로 사용되는 헬륨가스는 사람이 흡입하면 목소리가 변하는 현상 때문에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활용됐다. 최근엔 소셜미디어 등에 ‘헬륨가스 마시고 노래하기’ ‘헬륨가스 마시고 음식 주문하기’ 등 자극적 내용의 콘텐츠도 올라오고 있다. 현재 헬륨가스는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인터넷에서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양의 헬륨가스를 흡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는 “헬륨가스를 다량으로 흡입하면 자칫 산소 결핍 상태가 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어지럼, 두통, 호흡 곤란에 따른 낙상 등 2차 사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헬륨가스를 재미로 흡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의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검토 중이며, 헬륨가스 판매 업체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인 침입 흔적은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