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에서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40대 직원과 그의 동생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송치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 등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6일 오전 8시 1분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40대 차장급 직원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과 공문서·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짙은 남색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 경찰서 후문을 통해 이동했다. 그는 “범행에 가담한 다른 사람은 없나” “횡령금은 어디에 썼나” 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2분 뒤 A씨 동생이 이어서 이송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등장했다. 그 역시 검은색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나, “형에게 받은 돈을 무슨 돈이라고 알고 썼나” “받은 돈은 골프장 외에 어디에 썼나”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경찰서 후문으로 나갔다.
A씨는 지난 2012~2016년까지 회삿돈 614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2차에는 수표로 돈을 인출했고, 3차 횡령에는 동생 명의의 법인 계좌로 돈을 빼돌렸는데, 그 과정에서 위조 문서를 꾸며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인이 500억원, 동생이 100억원을 썼고, 자신은 파생상품 중 하나인 선물옵션에 투자해 대부분 손실을 봤고, 동생은 80억원을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사업 등에 투자해 손실을 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송치 이후에도 A씨와 그의 동생의 계좌 추적을 통해 잔여금이 남아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