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성남시청에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시장실, 부시장실, 도시주택국장실, 교통도로국장실, 도시계획과 등 관련 부서 9개가 두루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15일에는 이 사업에 관여해 거액을 받은 의혹이 있는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인 김인섭씨의 자택과 아파트 개발사업 시행사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전북 완주군으로 이전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들어선 이 아파트는 15개동 1233가구 규모로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했다. 서울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을 피하기 위해 산을 수직에 가깝게 깎고 최대 50m 높이의 옹벽을 조성한 것이 주목을 받으면서 ‘옹벽 아파트’로 불리기도 했다.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은 민간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가 한국식품연구원으로부터 부지(11만1265㎡)를 매입해 2015년 2월 시작됐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아파트 개발 과정에서 성남시가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해주면서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또 당시 성남시는 ‘100% 임대주택 공급’을 용도변경 조건으로 달았지만, 2015년 11월 민간임대는 123가구(10%)로 줄고 분양주택은 1100가구(90%)로 대폭 늘었다. 이후 시행사는 약 3000억원의 분양 수익을 냈다. 이 의원의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대본부장 출신인 김인섭씨가 사업에 참여해 70억원을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이 의원측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와 식품연구원 등이 주도해서 용지 매각 등의 문제에 관해 용도변경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국민의힘이 의혹을 제기하며 이 의원 등을 검찰에 고발한 이 사건을 넘겨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수사해왔다. 감사원도 작년 5월 성남미래정책포럼과 시민 320여 명이 “성남시가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했고 위법한 옹벽 설치를 허가했다”며 공익 감사를 청구하자, 지난 1월부터 실질 감사를 벌인 뒤 지난 4월 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가 의심된다며 지난달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첩했다. 경찰은 그동안 고발인 등 관련자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특혜 의혹과 관련한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