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윤성로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AI(인공지능) 연구팀이 최근 미국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표절한 부분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는 27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고 표절 경위와 범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윤 교수는 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공동 저자 중에는 이종호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아들도 포함됐다.
26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윤 교수가 지도한 이 AI 연구팀은 작년 11월 영상 속 물체 움직임이나 빛의 변화 등 불규칙하고 비연속적인 정보 변화를 AI 기술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주제로 논문을 냈다. 그리고 이 논문을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2022′에 제출했고, CVPR은 이를 우수 논문으로 선정했다. 윤 교수는 교신 저자로, 교신 저자는 논문과 관련한 외부 연락을 담당하는 저자를 말한다. 보통 지도 교수나 프로젝트 책임자가 맡는다. 이 논문 끝부분에는 과기정통부 산하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예산이 투입됐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지난 24일 이 논문 일부 내용이 기존 논문 10여 편을 인용 없이 그대로 갖다 썼다는 의혹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제기되자 저자들은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표절이 맞는다”고 시인했다. 표절 내용은 주로 연구 개요나 선행 연구 소개, 배경 설명 등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표절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제1저자인 박사과정 학생 A씨가 학회에 논문을 제출하면서 기존 내용을 공동 저자들 동의 없이 수정하는 바람에 표절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A씨는 트위터 답글에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어떠한 징계든 수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