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선착장 인근 바닷속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아버지 조모(36)씨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10여종에 투자했다가 2000만원을 잃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경찰은 또 어머니 이모(35)씨가 수면제를 처방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의 투자 내역을 분석했고, 이 중 1곳에서 조씨의 거래 내역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조씨는 지난해 3~6월 4개월 동안 1억 3000만원을 비트코인 등 10여종의 가상화폐에 투자했고, 이 기간에 2000만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바다로 추락하기 전 인터넷에서 검색했던 ‘루나’는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손실이 발생한 것은 조씨가 광주 한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부품 매장을 운영하던 시기였다. 조씨는 지난해 6월말쯤 폐업했다. 경찰은 “조씨가 추가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증거는 지금으로선 없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부부의 부채 규모는 카드빚과 대출 4000만원 등 1억5000만원 가량이다.
경찰은 또 지난달 29일 육지로 건져낸 차량 안에서 수습한 유류품에서 이씨의 의약품 봉지를 발견했고, 해당 의료기관을 찾아 이씨의 진료 사실을 살펴봤다. 그 결과 이씨는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은 ‘공황장애’와 ‘불면증’ 등의 이유로 약을 처방했다. 수면제 종류나 양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요청한 관련 자료가 오는 4일 도착하면 의약품 구매 내역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처방받은 약을 극단적 선택에 활용했는지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전날 조양 가족 3명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는 ‘사인(死因) 불명’으로 나왔다. 체내에 든 약물 분석 등 정밀 감식은 한 달이 걸린다.
유나양 가족 장례는 이날 유가족이 없는 상태에서 치러졌다. 상주는 조씨의 남동생이었고, 유족 측은 빈소를 차리지 않고 서둘러 시신을 화장했다. 이날 오전 발인과 운구, 화장 등 모든 장례 절차에 유가족은 관여하지 않았다. 가족의 영정 사진도 없었다.
시신 운구를 책임진 장례식장 직원 이모(56)씨는 “무연고 사망도 아닌데 가족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처음 본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유가족들이 장례식에 오지 않은 것으로 알지만, 망자들이 쓸쓸하게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