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의 남학생 13명이 단체 채팅방에서 1년 넘게 여학생들을 성희롱하는 등 모욕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6일 드러났다. 가해자 중에는 해당 학교 학생회장도 있었다.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학교가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즉각 분리하지 않는 등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 아버지 제공

해당 사건은 지난달 30일 피해 학생 부모 중 한 명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지난 4월 27일 대화방에 속해있던 한 남학생이 피해 학생 중 한명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피해 학생은 28일 학교 측에 이를 신고했다. 가해 학생들은 여학생들에 대해 “돼지X 도축 마렵네”, “보원터(여성 성기에 원자폭탄을 터뜨리고 싶다)”, “보전깨(여성 성기에 전구를 넣고 깨고 싶다)” 등의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는 학교가 사건을 인지한 뒤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사건을 축소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학교 측은 피해자가 학생 13명인 것으로 봤지만, 피해자 측은 교사 6명과 학생 28명이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피해 학생이 학교에 신고하고 두 달이 지난 6월 27일에야 열렸다. 이 사이에도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마주쳤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실태조사를 맡은 교사는 가해 학생들에게 “단톡방을 폭파하라(대화방을 없애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피해 학생들에게는 “피해자끼리 깔깔거리고 다니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채팅방(에 올라온) 내용을 내 앞에서 읽으며 진술하라” 등의 발언을 했다.

학폭위 결과는 지난 5일 나왔다. 가해자 13명 가운데 5명만 전학 처분이 내려졌다. 나머지 가해자들에게는 교내봉사와 정학 등의 처분이 내려졌다. 피해자 가운데 3명은 등교하지 않고 있고, 또 다른 피해자 3명은 가해자를 피해 반을 옮겼다고 한다. 한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왜 피해자가 이렇게 숨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제 딸은 오늘도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며 “가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웃고 떠들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