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의 한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공무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피의자는 범행이 들통난 뒤 훔친 에어컨을 “홀몸 노인 집에 설치해줬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처가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항 인근 공중화장실 벽면에 붙어있던 에어컨이 사라진 모습. /속초시 제공

강원 고성경찰서는 속초시청 소속 공무원 A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의 절도 행각을 도운 같은 시청 소속 공무원 B씨도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항 근처 한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군청 소유 에어컨과 실외기를 연장을 동원해 떼어낸 뒤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공현진어촌계는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추적에 나섰고, 이들이 범행 과정에서 공무 수행용 포터 차량까지 동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홀몸노인 주택에 설치해줬다”고 주장했지만, 수사 결과 처가에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동료인 A씨가 물건을 운반해달라고 부탁해 도왔을 뿐 범죄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에어컨을 회수했으며 이들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속초시는 최근 두 사람을 지난달 8일 직위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