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에 진입해 불법 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에 진입해 불법 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은 오후 2시까지 계속되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사옥에 진입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경비원을 제압하고 있다.

이날 하이트진로와 경찰에 따르면 노조원 70여명이 이날 오전 6시 10분쯤 기습적으로 건물에 진입해 본사 1층 로비와 옥상 등을 점거했다. 현장 로비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회사 입구 바깥쪽에서 노조원들이 왔다갔다 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자 경비원이 확인을 위해 잠시 밖에 나갔고, 이 틈을 타 노조원 1명이 로비로 들어왔다.

경비원 중 한 명이 이를 확인하고 제지하려고 하자 노조원 1명이 추가로 달려들어 경비원의 목을 붙잡고 구석으로 몰았다. 해당 경비원은 “갑자기 들이닥친 노조원들에 붙잡혀 움직이지 못했고, 이후 노조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민노총 공공운수 노조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이 옥상을 점거하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장련성 기자

본사를 점거하던 노조원들은 오전 9시쯤까지 로비를 봉쇄했고, 본사 직원들은 출근하지 못하고 건물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과 협의해 직원들은 출근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옥상에 올라간 10여명의 노조원들은 위험 물질인 시너를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홍천 집회 당시 경찰이 진압을 위해 들이닥치는 것을 보고 위협을 느꼈다”며 “오늘도 경찰이 들어온다면 시너를 사용해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현장에 기동대 4개 부대 240여명을 배치했고, 뒤이어 소방도 출동해 건물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창사 이래 소주와 맥주 등 물량이 공장에서 나가지 못한 적도 처음이었는데 본사가 점거된 것도 처음이라 당황스럽다”며 “법적 대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