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본사를 기습 점거해 로비와 옥상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9일만에 본사 로비 점거를 해제했다. 24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밖으로 로비를 점거하고 있던 노조원 17명이 차례로 나왔다. 건물 밖 천막에서 농성하던 화물연대 노조원 50여명은 인도에 일렬로 서 이들을 맞이했다.
로비를 점거하고 있던 노조원들이 한 명씩 “투쟁”이라고 외치며 본사 밖으로 나오자, 밖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노조원들은 “수고했다”, “고생했다”고 말하며 박수를 치거나 이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며 반겼다.
경찰과 노조 등에 따르면 로비 점거가 해제된 현재,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는 옥상에서 고공 농성 중인 9명의 노조원만 남은 상황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이진수 부지부장은 로비와 옥상 점거에 대해 “합법이라고 우기지는 않겠다, 하지만 불법이라고 하는 이가 있다면 이 사태를 잘 모르는 사람이거나 민주주의를 의식하지 않는 사측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노동자들은 돈, 권력 등 가진 게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몸으로 표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물연대와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가 시작된 지난 16일부터 매일 오전 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양측은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쯤에도 교섭은 진행됐으며, 전날 수양물류가 화물연대에 전달한 대로 수양물류 정일석 대표가 직접 교섭 당사자로, 하이트진로 본사 물류 팀장이 참관인 자격으로 교섭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