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태풍 ‘힌남노’ 내습 때 경북 포항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9명 중 50대 어머니는 생존한 반면 그 아들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7일 자정쯤 지하주차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김모(15)군은 전날인 지난 6일 생존 상태로 구조된 김모(52)씨의 아들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태풍으로 인한 침수를 대비해 차량을 이동하라”는 관리사무소 측 연락을 받고 주민들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최초 119 실종 신고에 접수된 인원은 7명이었지만, 이날까지 이어진 수색 결과 총 9명이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이중 2명이 생존했고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모친인 김씨는 지난 6일 오후 9시 41분쯤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의식은 또렷한 상태로 구조됐다. 사고 당시 김씨는 지하주차장 천장 배관 쪽에서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물이 차올랐지만 천장 부근에 움푹하게 패인 공간이 있어 김씨가 호흡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구조되기까지 15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김씨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김씨의 아들 김군은 끝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직 김씨에게 아들의 소식을 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 주변 이웃들에 따르면 평소 김군은 모친인 김씨를 잘 따랐다고 한다. 사고 당일에도 폭우 속에 지하주차장으로 향하는 어머니를 걱정한 김군이 함께 따라나서면서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군의 빈소는 7일 포항 북구 포항의료원에 차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