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텔레그램에서 아동·청소년 성(性) 착취물을 유통한 소위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40회 넘게 다운받아 소지한 20대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배형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최근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19년 12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 지시에 따라 미성년 피해자 이름 등이 포함된 키워드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는 이른바 ‘실검(실시간 검색어) 챌린지’에 6차례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군 복무 중 휴게시간을 이용해 범행하고 자신의 검색 내역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기도 했다.
A씨는 텔레그램 방에 올라온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42회 다운로드받고 이를 소지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2020년 3월 검거됐는데도 지난해 1월까지 하드디스크 등에 성 착취물을 소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들을 성적 도구로 전락시킨 행위”라면서도 범죄 전력이 없고 단순 방조범으로 가담한 것에 불과하다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과 신상 공개 및 고지 명령도 면제했다.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부모가 대학생 자녀인 피고인에 대한 바른 계도를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