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공고문. /온라인 커뮤니티

광주의 한 대학교가 ‘혐중’ 태도를 보인 유학생의 퇴학 소식을 알리는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학교 측은 “해당 공고문은 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것”이라며 “문제의 표현이 학교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18일 광주의 한 대학에 따르면, 최근 이 대학 국제교류처는 경영학부 이중언어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A씨가 신청한 자퇴를 승인했다. 대학 관계자는 “유학생 관리 조례에 근거한 회의를 거쳐 학생의 자퇴 신청을 인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학교의 인솔 하에 지난 13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8월 유학생 전형으로 입학한 이후 지속적으로 주변 학생들과 마찰을 빚어왔다고 한다. 룸메이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허위 신고를 하거나, 기숙사 내에서 술을 마시고 학생들과 다툼을 벌였다. 다른 유학생 3명이 A씨를 분리 조치해달라는 진정서를 학교에 제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관련 공고문에는 A씨가 교내에서 일으킨 물의가 자세히 나와 있었다. 중국어로 작성된 공고문을 보면, A씨는 지난 1일 대만을 찬양하는 노래를 틀거나 중국 국기로 신발을 닦는 행동 등을 했다. 이 같은 행동이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감을 샀고, 결국 룸메이트와 말다툼으로까지 번졌다.

공고문에는 “한국과 중국은 30년 이상 우호적인 수교를 맺어왔다.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며 “전교생이 이를 계기로 유학생 관리 조례를 엄격히 준수,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써 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원칙으로, 중국과 대만·홍콩·마카오 등은 나뉘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해당 공고문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논란이 됐다. 특히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이게 국내 대학교 공지가 맞냐” “아무리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중요하다지만 선을 넘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학교 입장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아 어쩔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2021년 기준 해당 대학의 총재학생은 9088명이고, 이 가운데 외국인 유학생은 773명이었다.

이와 관련, 대학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공고문은 중국인 교수가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A씨에 대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분노가 컸다. 중국인 교수는 이를 누그러뜨리고 공부에 집중하라는 뜻에서 이 같은 문구를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공고문은 전체 학생들에게 배포된 문서가 아니라 A씨에게만 공개된 행정문서”라며 “문제의 표현이 학교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감한 사안인 만큼 쓰지 않았으면 좋았을 표현”이라며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논란 거리를 제공한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