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LPG 충전소에서 16일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8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중 3명은 2~3도 화상의 중상을 입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29분쯤 대구 서구 중리동 LPG 충전소에서 가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충전소 관계자와 고객 등 8명이 2~3도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2명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고, 1명은 양측 다리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푸른병원 등 5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가스충전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소방 차량 55대와 소방 인력 92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23분 만인 오후 5시 52분쯤 진화했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다시 8분 뒤인 오후 5시 40분쯤 대응 2단계로 격상해 화재를 진압했다. 대응 1단계에서는 관할 지역 소방 인력이 전원 출동하고, 2단계에서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한다.
사고 후 현장은 부서진 가스충전기와 폭발로 인해 깨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리 조각들이 널려 있었다. 충전소 내부에 주차된 7~8대의 차량도 폭발 여파로 차량 앞부분이 파손됐다.
또 충전소 바로 옆 상가 건물의 유리창도 일부 파손됐다. 사고 지점은 주택가와 떨어져 있어 행인들이나 일반인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근 주민 김영성(56)씨는 “뭔가가 ‘쾅’ 하고 터지는 폭발음이 두번에 걸쳐 일어났다”며 “전쟁이 일어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대구 서구청은 이날 사고 발생 뒤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화재 원인을 놓고는 다양한 추정이 제기됐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폭발 지점은 가스 운반용 대형 탱크로리와 충전소 충전 장치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형 탱크로리가 충전소 충전 장치에 가스를 주입하던 중 가스가 새나와 폭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화물차가 가스를 충전한 뒤 충전 부위 입구에 부착된 밸브를 잠그지 않고 이동하다 불꽃이 발생했고, 이 불꽃이 인근 QM6 차량에 옮아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소방 등 관련 기관과 함께 17일 현장 정밀 감식을 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안전관리 부실에 의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충전 중에 일부 가스가 누출되더라도 외부 공간에서는 공기와 자연적 희석 등으로 큰 폭발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며 “큰 폭발이 발생했다면 충전소 내부의 가스 저장 탱크에서 가스가 다량으로 누출됐거나 안전장치 문제점 등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가스 주입은 휘발유 주입보다 폭발 위험이 높다”며 “휘발유는 증기로 변한 뒤에 폭발하지만 기체 상태인 가스는 누출 즉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화기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등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