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1년 8월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원천 행복주택 현장을 방문해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자택 옆집을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전세로 얻어 직원 합숙소로 사용한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이헌욱 전 GH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3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이 전 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사장은 2020년 8월 기존 GH 합숙소 계약 기간이 남아있었는데도 GH 판교사업단으로 하여금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A 아파트 200.66㎡(61평) 1채를 전세금 9억5000만원에 2년간 임차하도록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집은 당시 이 대표 자택 바로 옆집이었다.

경찰은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 총무과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씨가 계약 과정에 관여한 정황도 확인했다. 당시 집주인이 부동산에 물건을 내놨으나 수개월간 계약이 되지 않다가 배씨가 집주인에게 소개한 부동산을 통해 집을 내놓자 GH와 임차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이 전 사장이 이 집을 GH 합숙소로 임차 계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 필요성이 있어서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6년 성남FC 고문변호사를 지냈고,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인 2019년 2월 GH 사장에 취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2월 GH 합숙소가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전 사장을 고발했다. GH 측은 임차한 아파트가 직원 합숙소 용도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 1차 수사 결과 이 합숙소가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로 쓰였다는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정황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전 사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 계속 수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