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당시 초대 비서실장 전형수(64)씨가 유서에 자신이 받는 혐의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 대표의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전씨의 집안에서는 노트 6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씨는 유서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취지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성남FC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십시오” “더 이상 희생자는 없어야지요”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족이 유서 공개를 거부해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 관해서는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 공무원 출신인 전씨는 최근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에 성남시 행정기획국장 시절인 2014~2015년 네이버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 40억원을 성남FC에 지원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와 관련해 10일 “작년 12월 26일 한 차례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고 그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요구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씨는 또 수원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에도 등장했다. 그는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자격으로 조문을 했다. 당시 전씨는 조문을 마친 뒤 쌍방울 관계자에게 “남북 경협 합의서 체결을 축하한다” “대북 관련 사업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는 이 대표 옆집 경기주택도시공사(GH) 직원 합숙소와 관련해서도 당시 GH 경영기획본부장이었기 때문에 관여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쌍방울이나 GH 합숙소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이나 경찰은 조사를 하거나 출석을 요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의 빈소는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됐으며 본격 조문은 오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경찰은 전씨에게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시신 부검을 검토하고 있으나 유족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