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10시 9분쯤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공장 내 작업자 10명이 연기를 마셨고,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 1명도 발목을 다치는 등 11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기를 흡입한 작업자 10명은 별 이상이 없어 병원에 있다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공장 내부 기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17분쯤 대응 1단계를, 오후 10시 34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13일 오전 2시 10분에 대응 3단계까지 발령,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응 3단계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본부 소방력이 총동원되고, 인접 지역의 가용 가능한 소방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되는 조치다. 현재 현장에는 장비 103대와 소방관 등 431명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당국이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초진을 마치면서 큰 불길을 잡았고, 연기만 일부 피어오르고 있는 상태다.
이날 화재는 남북으로 1·2공장으로 나뉘어 있는 대전공장의 북쪽 2공장에 있는 타이어 모양을 만드는 가류공정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번져 2공장의 물류동·원료공장으로까지 확대됐다. 2공장의 물류동에는 타이어 제품 40만개 정도가 보관돼 있으며 2공장은 거의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공장의 타이어 보관창고는 2개가 있는데 1개는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불에 탄 타이어는 21만개로 잠정집계됐다”고 전했다.
안봉호 대덕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2공장에서 난 불이 남쪽의 1공장까지 확대되는 것을 막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공장이 조립식 패널구조로 지어졌고 내부에 타이어 재료 등 가연성 원료가 많은 탓에 불이 쉽게 잡히지 않아 불을 모두 끄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강한 바람에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타이어가 타는 냄새가 200m 떨어진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퍼졌다. 인근 아파트 거주자 김모씨는 창문을 닫았는데 연기가 집 안까지 들어와 대피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유해가스가 집으로 들어올 수 있으니 창문과 실외기실 문을 닫고 주차장에 있는 차도 옮기고 대피할 사람들은 대피하길 바란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며 “창문을 닫았지만 냄새가 나 가족들이 근처 친척집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인근 한 제조공장에서 당직을 서고 있던 권모씨는 “공장 순찰을 하고 있는데 한국타이어 공장 쪽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게 보이더니 이어 고무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면서 “바람이 공장 우측인 인근 아파트 단지 쪽으로 불어 연기가 많이 퍼졌다”고 전했다.
화재로 인해 공장 인근을 지나는 고속열차 운행에도 한때 차질을 빚었다. 한국도로공사는 화재 발생 이후 통제 중이던 경부고속도로 양방향 남청주IC에서 신탄진IC 구간 통행을 이날 오전 5시 20분부터 재개했다.
소방당국은 불을 끄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