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4일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집회를 열면서 역내에 “전장연은 서울시 적군이 아니다” 등이 쓰여진 스티커 100장을 붙였다.
또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집회 도중 갑자기 지하철에 올라타면서 열차 운행이 3분쯤 지연되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지하철 선전전 시위를 벌였다. 전장연 관계자는 박 대표 등 휠체어를 탄 사람 3명을 포함해 총 11명이 모였다.
이들은 “장애인에게 권리를, 차별은 이제 그만”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중증 발달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싶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시위가 예고되자 혜화역에는 안전 인력이 약 100명 투입됐다. 경찰에선 70명, 지하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에선 20명을 투입했다.
전장연은 이 시위에 대해 ‘선전전’이라고 신고했다. 기존 선전전은 일반적으로 승강장에 모여 시민들에게 장애인 권리에 대해 알리는 연설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휠체어를 탄 전장연 관계자가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지하철 타기’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이날 박 대표가 오전 8시 43분쯤 기습적으로 지하철에 올라타려고 하면서 안전 인력과 충돌이 빚어졌다. 충돌이 약 3분간 이어졌고 열차 출발도 그만큼 지연됐다.
당시 혜화역장이 전장연에 “시위를 중단하시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 달라”고 하자, 한 전장연 관계자는 “역장님 그만 좀 하시죠”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때 박 대표는 타고 있던 휠체어 바퀴를 막 도착한 열차 출입문 쪽으로 밀어넣으며 열차 탑승을 시도했다. 경찰 등 안전 인력 30명은 한꺼번에 몰려들어 휠체어를 막아 세웠다. 열차는 오전 8시 46분에야 다시 출발했다.
이에 앞서 전장연 관계자들은 오전 8시 5분부터 혜화역 승강장 벽면에 스티커 100장을 붙이기도 했다. 모든 스티커를 붙이는 데 약 20분이 걸렸다. 이때는 안전 인력이 제지하지 않았다.
스티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UN 탈시설가이드라인 준수” “전장연은 서울시 적군이 아니다, 갈라치기 혐오정치 STOP” “격리와 배제 거주시설 반대, 지역사회 함께 살자” 등 문구가 쓰였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옥외광고물법과 철도안전법 등을 위반한 불법 스티커로 보고 있다”며 “법 위반에 대한 과태료를 전장연에 부과하도록 서울시에 의뢰했고, 스티커 제거에 필요한 비용도 전장연에 추가로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달 23일에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 비슷한 스티커 약 1000장을 붙이기도 했다. 이 일로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박 대표 등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서울시에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