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제주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한 승객이 갑자기 비상문(붉은 점선)을 여는 바람에 비상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비상문이 열린 채 비행하고 있는 여객기 내에서 다른 승객이 촬영한 기내 모습. /연합뉴스

대구 동부경찰서는 213m 상공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비상탈출문을 연 혐의(항공법 위반 등)로 A(30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1차 조사를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관계자를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27일 오후쯤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12시 40분쯤 대구공항에 착륙을 시작하던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비상 탈출문의 문고리를 잡아당겨 강제로 연 혐의를 받고 있다. 비상문이 열리는 순간 기내에선 비명이 터져 나오고 일부 승객은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 여객기가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약 8분 동안 승객들은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A씨는 제주에서 혼자 탑승했으며 검거 당시 술을 마시진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제주도에서 장기간 무직으로 지내왔으며, 최근 불안 증세가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사고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한 승객의 글이 올라왔다./블라인드 캡처

한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사고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한 승객의 글이 올라왔다. 이 승객은 “피의자를 잡는 데 도움을 준 시민 3명 중 한명”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대구공항 착륙 3분 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비상구 문이 열렸고 이어 피의자가 비행기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며 “승무원 4명이 붙잡아봤지만 피의자 키 185㎝ 이상에 몸무게 120㎏ 정도여서 제압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승무원이 다급하게 도와달라고 해서 나와 40대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 2명이 달라붙어서 피의자 끌어올려 복도에 엎드리게 하고 무릎과 손으로 못 움직이게 압박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