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리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발생하기 4시간 30분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지하차도 인근 ‘미호천교’를 특정해 홍수 위험을 알리는 재난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는 이런 정보를 접하고도 사고 발생 4분 전이 돼서야 ‘미호천교 구간 침수 위험’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했다.
16일 국가재난안전포털을 보면 금강홍수통제소는 전날 오전 4시 5분 29초에 충북 청주시, 충남 공주시, 충남 청양군 일대에 “오늘 오전 4시 10분 미호천 청주시(미호천교) 홍수경보 변경 발령, 저지대 침수 및 하천범람 등의 우려가 있으니 피해에 대비 바랍니다”라는 안전안내 문자를 보냈다.
청주시는 2시간 22분 뒤 청주시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냈다. 다만 구체적으로 ‘미호천교’를 언급하지는 않았고 “현재 집중호우로 인해 일부도로가 통제되고 있으며, 하천범람과 도로침수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외출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일반적인 내용의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청주시는 오전 6시 35분에도 긴급 재난 문자를 통해 대피 안내를 했다. 다만 ‘미호천교’나 ‘오송읍 궁평리’가 아니라 ‘흥덕구 신봉동’ 인근에서 저지대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만 알렸다. 19분 뒤에도 알림을 보냈지만 사고 발생지와 관계없는 서원구 모충동 운호고등학교 후문 일대에서 침수가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오전 7시 56분에는 ‘오송읍 호계리 인근 저지대’에 침수가 발생 중이라는 사실을 청주시는 시민들에게 알렸다. 주민 대피도 촉구했다. 그러나 호계리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궁평리’와는 직선 거리로 약 4km 떨어진 곳이었다. 청주시가 이번 침수 사고 발생 지역을 특정해 재난 문자를 보낸 것은 오전 8시 35분 56초였다.
청주시는 4시간여 전에 홍수 경보 사실을 전달받고도 사고 발생 4분 전에서야 위험 구간을 특정해 시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궁평제2지하차도는 미호천교와 직선거리로 불과 600m 거리에 있다. 15일 오전 8시 40분 발생한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현재까지 발견된 사망자는 16일 오후 7시 기준으로 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