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한 주민이 산사태로 부서진 터전을 앞에 두고 눈물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예천·영주 등 북부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주민 1563명이 대피하고 472만평 상당의 농지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를 입었다. 호우로 인한 사망자·실종자 수도 20여명에 달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기준 호우·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17명(예천 7명·영주 4명·봉화 4명·문경 2명), 실종 9명, 부상 18명이다. 이중 실종자는 전부 예천군에서 발생했다.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전날과 같으나 부상자가 5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비가 내리면서 한때 1471가구 2166명이 대피했으며, 현재 1043가구 1563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도로와 제방, 상하수도 등 공공시설 110곳이 피해를 입었고, 주택이 29곳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진 전파 판정을 받았다. 시설물이 유실되거나 토사에 휩쓸린 문화재는 14개이며, 전통 사찰 9곳도 기와가 날아가거나 석축이 붕괴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특히 영주와 상주·문경·청송·예천·봉화 등에선 총 1562.8ha(약 472만평) 상당의 농지가 물에 잠겨 막대한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한때 폭우로 인해 영주·문경·예천·봉화 등지에서 1만 464가구가 정전됐으나, 전날 오후 11시 기준 1만 112가구가 복구됐고 나머지 352가구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북도는 문경과 영주, 예천 등의 국도·지방도·군도 등 도로 32개소를 통제 중이며, 청량리와 안동을 지나는 중앙선, 영주~동해 구간 영동선, 영주~김천 구간 경북선 등 철도 노선 3개도 운행을 중단했다. 포항·울진과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도 전면 통제됐다.

경북소방본부 등 구조당국은 소방인력 650여명과 군인·경찰 등 400여명을 투입해 실종자가 대거 발생한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은풍면 금곡리 등 5개 지역에 인명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색 작업에는 인명 구조견 10마리와 드론 5대도 함께 동원됐다. 문경·봉화·영주 지역에는 호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안전 조치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군·경·소방을 포함한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에 총력 대응하겠다”면서 “추가 산사태 붕괴를 대비해 주거지 주변을 집중 점검하고 주민 사전 대피를 적극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을 비롯해 원내대표단을 꾸려 예천 피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