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관할 부대를 압수수색했다.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7일 오전 9시 30분부터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에 수사관들을 보내 채 상병이 실종자 수색작전에 투입된 경위, 안전 대비 지시사항 등 관련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기록을 전달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며,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관계자와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수사 중인만큼 자세한 내용은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해 총 8명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채 상병의 사망 조사 보고서를 경북 경찰에 넘겼는데, 국방부가 군사경찰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어겼다며 박 전 단장을 보직해임하고 경찰에 요청해 이 보고서를 회수했다. 이후 국방부는 보고서를 재검토해 과실치사 혐의자를 기존 8명에서 대대장 등 2명으로 압축해 경찰청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검찰단이 경찰에 서류를 무단으로 넘긴 박 전 단장에 대해 항명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군사법원은 지난 1일 “(박 전 단장의)증거 인멸 우려가 적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채 상병은 지난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교 일대 내성천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실종된 주민들을 찾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후 14시간 만에 실종 지점에서 5km 떨어진 고평대교 하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채 상병은 구명조끼나 로프 등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로 발견돼 “군이 병사들을 사지(死地)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압수 수색 전날인 6일 해병대 1사단에서는 채 상병의 49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