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피그 사육장/대구 수성구

대구 수성구의 한 실내 동물원에서 기니피그 사체가 발견되는 등 동물학대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해당 동물원을 운영한 업체는 갈비뼈가 드러날만큼 비쩍 말라 이른바 ‘갈비 사자’로 불린 수사자가 있던 경남 부경동물원과 죽은 낙타를 해체해 다른 동물의 먹이로 썼던 대구 달성군의 동물원도 함께 운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동물학대) 혐의로 A업체를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동물원에 기니피그 사체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에 나섰다.

경찰과 대구시·수성구 등 관할 당국의 현장 확인 결과 기니피그 사체 1구가 발견됐고, 동물원 내부의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배설물이 방치되는 등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동물원은 지난 5월말 이후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채로 내부 관리만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대표 B씨가 지난 2020년 2월 달성군의 다른 동물원에서 종양이 생긴 낙타를 폐사시킨 뒤 임의로 해체해 동물 먹이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재정 문제 등이 겹치자 영업이 어려워진 것이다.

기니피그 사체가 발견된 수성구 동물원은 1300평 규모로 사자와 돼지 등 300여 마리가 살았으나, 점검 당시엔 관리자 1명만이 이곳을 관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갈비 사자'로 주목받은 수사자 '바람이'는 지난 6월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에서 지낼 당시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지난 7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체중을 회복한 '바람이'의 모습. /청주동물원 인스타그램

동물원을 운영한 업체 대표 B씨는 지난해 3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6월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동물원 운영자가 동물보호법으로 기소된 첫 사례였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