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대구교도소 수감자 2210명을 달성군 하빈면에 새로 지은 교도소로 옮기는 호송 작전이 27일 시작됐다. 1971년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현 대구교도소를 지은 지 52년 만이다. 경찰과 교정 당국은 탈주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권총과 테이저건 등으로 무장해 수감자 호송 작전에 들어갔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여성 수감자 110명과 교도소 내 무기류·탄약 등을 버스와 화물차 7대에 나눠 이동했다. 이감(移監)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수감자들이 섞일 경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고, 총기 탈취 등 위험성이 있어 남녀를 구분하고, 미리 총기와 탄약을 보내둔 것이다.
본격적인 호송 작전은 28일이다. 오전 9시부터 대구교도소 남성 수감자 2100명을 대형 버스 30여 대에 태워 신축 대구교도소로 이감한다. 인원이 많은 만큼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이감할 계획이다.
이틀에 걸친 수감자 호송에는 경찰 300여 명과 대구교도소 교도관 600여 명이 동원된다. 이들 모두 실탄을 장전한 권총과 테이저건 등으로 무장한다. 경찰은 순찰차 12대와 버스 4대를 동원하고, 이 중 교통경찰 60명은 화원읍에서 하빈면까지 도로 곳곳에서 호송 차량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화원읍에서 하빈면의 교도소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12km, 차량으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대구교도소의 전신은 1908년 경상감영(중구 포정동) 내 대구감옥이다. 일제강점기 때 서대문감옥(서대문형무소), 평양감옥(평양형무소)과 함께 3대 감옥 중 하나였다. 2년 뒤 대구 중구 삼덕동 102번지로 이전했다가 1971년 화원읍 천내리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50여 년 동안 이곳을 연쇄살인마 유영철을 비롯해 많은 범죄자가 거쳐갔다. 유영철은 지난 9월 동료 사형수 1명과 함께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 현재 이곳에는 ‘텔레그램 N번방’ 성 착취물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갓갓’ 문형욱,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성수 등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교도소 내 수감 중인 사형수는 10명. 전국 교정 시설 사형수 55명 중 18%에 달한다. 화원읍의 대구교도소에는 사형장이 있었지만, 하빈면 신축 교도소에는 사형장이 설치되지 않았다.
대구교도소 건물 노후화에 따라 법무부는 2020년 1851억원을 투입해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 26만9857㎡(약 8만1600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만1123㎡(약 1만8500평) 규모로 신축 교도소를 준공했다. 당초 2021년 6월 이감할 계획이었지만 배수 설비 등 공사가 늦어졌다.
수감자들이 떠난 화원읍 교도소 부지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개방된다. 대구시는 이곳에 국립근대미술관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