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 /뉴스1

경찰이 K팝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권씨 입건 후 50일 동안 명확한 증거도 없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한 권씨를 다음 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권씨의 마약 혐의 입증을 위해 주변 인물 등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했지만, 혐의를 입증할만한 진술과 증거 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0월 25일 권씨를 입건했다.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의 회원제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권씨의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를 거쳐 내린 결정이었다.

경찰은 이후 권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간이 시약 검사를 하고, 그의 모발과 손·발톱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검사를 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입건된 권씨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마약을 투약한 적도, 누군가와 (마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며 “몸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된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명확한 물증 없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이 결국 권씨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비판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경찰은 이번 회원제 유흥업소 첩보 확인 과정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한 배우 이선균(48)씨에 대해선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씨는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협박을 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유흥업소 실장 A(여·29)씨 등 2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들 마약 사건과 고소 사건 수사를 위해 이씨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0월 28일과 11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이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A씨를 통해 이씨 등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 의사 B(42)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앞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인천지법은 지난달 27일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번 마약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입건하거나 내사한 인물은 권씨와 이씨, 유흥업소 실장 A씨와 의사 B씨 등 총 10명이다. 이중 A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4명은 입건한 상태다. 3명은 여전히 내사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