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6살 딸을 둔 옛 연인을 찾아가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에게 살인죄 보다 형량이 더 무거운 보복살인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인천지검은 살인,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A(30)씨의 죄명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최근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류호중)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A씨의 주요 죄명을 보복살인죄로 변경하고, 일반살인죄를 예비 죄명으로 했다. 보복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일반살인죄로 처벌해달라는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서 확보된 증거 외에도 공판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된 진술 등 증거 관계와 법리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게 됐다”며 “A씨가 살해 도구인 칼을 구입한 시기와 경위, 피해자가 스토킹 신고를 한 시기·경위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피해자 측은 지난 5일 A씨의 죄명을 보복살인으로 변경해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보복살인죄에 대해선 최소 징역 10년 이상의 실형 선고가 가능하다.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선인 5년 이상 징역형에 비해 무겁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연인 관계였던 B(여·3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을 말리던 B씨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그는 폭행과 스토킹 등으로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B씨로부터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하라”는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범행을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