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시내버스가 시민 다수를 치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버스환승센터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1시 26분쯤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2층 환승센터 12번 승강장에서 시내버스가 보행자들을 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77세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 1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고는 버스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사고는 50대 여성 운전기사 A씨가 몰던 30-1번 수원여객 시내버스(전기 버스)가 12번 승강장에서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환승센터는 수원역과 AK 플라자, 롯데몰 등을 연결하는 길목으로 유동 인구가 상당히 많은 곳이다. 수원역 2층 대합실과 같은 높이로 연결돼 걸어서 오갈 수 있다. 버스는 지상에서 고가 차로를 타고 승강장으로 올라가 승객이 승·하차하면 다시 고가 차로를 내려가는 식으로 운행한다.

당시 12번 승강장 약 3m 앞에 있는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면서 행인들이 편도 2차로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강장을 출발한 버스는 천천히 진행하다 갑자기 속도를 높여 횡단보도에 이어 오른쪽 보도에 있던 행인들을 잇따라 친 뒤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고 멈췄다.

소방 당국은 신고 1분 만인 오후 1시 27분 현장에 도착해 응급 의료소를 설치했다. 이어 부상자를 아주대 병원 등 다섯 병원으로 분산해 이송했다. 사망한 70대 여성은 버스에 깔린 상태로 구조됐으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에는 운전기사 A씨와 승객도 포함됐다.

버스가 초록불로 바뀐 횡단보도로 직진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찰은 버스 블랙박스와 현장 방범 카메라(CCTV) 영상 등을 확보하는 한편 운전기사와 목격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A씨는 1차 조사에서 “승객을 태우고 버스 문을 닫았는데, 현금을 낸 승객이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 운전석에서 일어나 확인하던 중이었다. 차가 움직이는 바람에 급하게 앉아 브레이크를 밟으려 했으나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A씨를 형사 입건했다. 또 CCTV 및 블랙박스 영상과 디지털운행기록계(DTG) 분석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정밀하게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