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등이 낳은 신생아 4명을 매수한 뒤 불임 부부에게 되판 3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여성은 불임 부부의 아기를 대리 출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에 가담한 여성의 남편과 아기를 팔아넘긴 미혼모, 아기를 매수한 불임 부부 등 7명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단독 배관진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성 강모(38)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강씨를 도운 남편에겐 징역 1년이, 강씨 부부에게 아기를 팔아넘긴 미혼부와 미혼모, 강씨가 ‘대리모’로 낳은 아기를 매수한 불임 부부 등 6명에게는 징역 1~3년에 집행유예 2~4년이 각각 선고됐다.
강씨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신생아 4명을 매매하거나 돈을 받고 대리 출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씨는 온라인 사이트에 “아기를 키울 형편이 안 되니 도와달라”는 글을 올린 미혼부·미혼모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강씨는 이들에게 “불임부부인데 아이를 잘 키우겠다”면서 접근했다. 강씨가 아기를 매매하는 대가로 건넨 돈은 산후조리비 등을 포함해 150~190만원 정도였다.
강씨는 이렇게 매수한 아기를 친구의 친자로 허위 출생 신고하거나, 캐나다의 불임 부부에게 700만원을 받고 다시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1년 3월엔 불임 부부의 의뢰를 받아 대리모로 아이를 출산한 뒤 5500만원을 받고 넘긴 적도 있었다.
결국 지난해 3월 강씨는 또다른 임산부에게 접근해 자신이 아기를 낳은 것처럼 ‘산모 바꿔치기’를 하려다 병원 직원에게 적발됐다. 강씨는 금전적 도움을 요청한 임산부에게 “내 이름으로 아기를 출산해주면 의료보험과 출산 비용 등 일체를 지급하겠다”며 284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아기를 데려가려던 과정에서 강씨의 인상 착의가 산모와 다르다는 것을 파악한 병원 직원이 아기 인계를 거부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
배 판사는 “강씨의 범행은 생명 윤리와 존엄을 훼손한 범죄이며, 피해 아동들이 위험한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있었던만큼 엄벌이 필요하다”며 “강씨와 공모한 이들 역시 죄질이 나쁘나 범행을 인정한 점, 현재 피해아동을 적절히 양육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