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30여 명으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서류를 활용해 국내 체류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해준 일당이 출입국 당국에 적발됐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A(여·47)씨와 B(50)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모집책 타지키스탄 국적의 C(여·40)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A씨 등은 지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허위 서류를 만들어 716차례에 걸쳐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국적 외국인 537명의 국내 체류기간 연장 업무를 대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허위 내용을 담은 수출신고필증이나 부동산임대차계약서 등을 출입국 당국에 제출해 외국인들의 체류기간을 30일에서 최대 90일로 연장할 수 있게 했다. A씨 등은 이를 통해 1회당 15만원씩 총 1억1000만원을 외국인들로부터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차 수출신고 대행업체 대표인 A씨는 외국인들이 중고차 부품 선별과 컨테이너 선적 포장 작업을 위해 국내에 머무는 것처럼 꾸며 세관에서 수출신고필증을 발급 받았다. 이 업체 명의상 대표인 B씨는 외국인들의 국내 체류지 확인을 위한 부동산 임대차계약서나 거주·숙소 제공 확인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 서류를 근거로 체류기간을 연장한 외국인 537명 중 23명을 강제 출국 조치했다. 이미 출국한 442명에 대해선 입국 제한이 이뤄지도록 하고, 난민 심사 등을 이유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72명은 심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30일 정도의 단기방문 자격으로 입국한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들이 체류기간 연장 허가를 신청하는 사례가 단기간에 급증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하게 됐다”며 “허위서류를 이용해 체류기간 연장을 신청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