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에서 고독사 위기에 처했던 50대 남성이 구조됐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안내받은 고독사 예방 앱을 통해서다.
지난 24일 대구 남구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 내 공용폰으로 문자 한 통이 들어왔다. 문자엔 “A(56)씨 8시간 동안 휴대폰 미사용”이라는 문구와 함께 A씨의 휴대폰 위치 정보가 담겨 있었다. A씨는 대명9동에서 관리하는 1인 가구 세대주의 이름이었다.
문자를 수신한 대명 9동 맞춤형 복지팀은 즉시 A씨 주거지로 출동했다. 주거지엔 극단적 행위를 암시하는 메모 한 장과 부탄가스 5개가 발견됐지만 A씨는 없었다. 그러나 복지팀의 수색과 거듭된 연락 시도 끝에 거주지 인근에서 배회하던 A씨를 찾을 수 있었다.
A씨를 살린 긴급 구호 요청 문자는 A씨 휴대폰에 설치된 앱에서 자동으로 발송됐다.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가 지난 3월부터 관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설치를 권유한 ‘국민안심서비스’ 앱이다. 경남 합천군에서 개발한 이 앱은 일정 시간 동안 휴대폰 사용이 없을 경우, 사용자의 이름·휴대폰 번호·거주지·질병 혹은 장애 사항 등이 적힌 문자가 구호 대상자에게 자동 전송된다. A씨의 경우 8시간 이상 휴대폰 사용이 없을 경우, 구호 대상자인 대명 9동 행정복지센터 공용폰으로 문자가 전송되도록 설정한 셈이다.
이 서비스는 대구 남구에선 대명9동만 시행 중이다. 대명 9동은 지난달부터 시행한 ‘고독사 예방 안심앱 사업’을 통해 지역 내 1인 가구 1000여 세대 중 116세대에 국민안심서비스앱을 설치했다. 독거노인, 장애인, 거동 불편자 등 취약계층이 주요 대상이다. 대명9동 복지팀 손주희 주무관은 “1인 가구는 고독사 위험이 높은만큼 복지팀 3명이 직접 방문을 하거나 전화로 앱 설치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된 A씨는 남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 후 대구 인근의 병원에 입원했다. 대명 9동은 A씨에게 주기적으로 자살 예방 상담과 함께 건강 상태 확인 등 복지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박현정 대명9동장은 “맞춤형 복지팀의 적극적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더 많은 1인 가구가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