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 김모(17)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50대 여성 신도가 검찰에 구속 송치된 가운데, 이 교회 소속 50대 여성 합창단장과 40대 여성 합창단원 등 2명이 아동 학대 혐의로 추가 구속됐다. 경찰은 이 3명이 함께 김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 학대 혐의로 박모(52)씨와 조모(41)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숨진 김양이 생활하던 교회 소속 합창단의 단장으로, 이 교회 설립자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합창단원으로 활동해 왔다. 박씨와 조씨는 지난 3월부터 5월 15일까지 이 교회에서 김양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4일 아동 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치사 혐의로 김양과 함께 생활하던 여성 신도 김모(55)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씨와 조씨의 학대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 25일 서울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된 박씨와 조씨의 죄명을 아동 학대 치사로 변경할 방침이다. 박씨 등은 혐의 내용에 대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오후 8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밥을 먹던 중 쓰러진 김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4시간여 만에 숨졌다. 당시 김양의 신체 여러 곳에선 멍 자국이 발견됐고,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두 손을 묶은 흔적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이후 “학대 가능성이 있다”며 사인을 ‘폐색전증’으로 추정했다. 폐색전증은 폐동맥에 피 찌꺼기나 다른 이물질이 생겨 막히는 증상이다.
김양은 지난 3월부터 이 교회에서 생활했다. 김양의 어머니가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한 뒤 생활고를 이유로 이 교회에서 머무르던 신도 김씨에게 딸을 맡겼다고 한다. 교회 관계자는 “김양이 자해를 시도해 이를 막기 위해 (김씨가) 손을 묶었던 적은 있지만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