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지하철 사물함을 새로 설치하는 과정 중 납품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에 나선 상태다.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 모습. /뉴스1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하철 사물함 납품 계약 과정에 관여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ENG 관계자, 납품 업체 관계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도시철도ENG는 서울교통공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외부 민간위탁 시행 도급 용역을 담당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작년 2월부터 지하철 1~8호선 승강장에 OTP(일회용 비밀번호) 기술이 적용된 신형 사물함을 설치하고 있다. 그런데 공사 내부 감사 결과, 사물함 관리를 담당하는 서울도시철도ENG 관계자들이 해당 OTP 기술의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서울도시철도ENG에 입사하기 전 해당 납품 업체 대표와 같은 회사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는 시중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설비를 납품한 의혹도 받는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에서 근무하던 처장 A씨가 납품 계약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고 지난달 직위해제한 사실도 알려지며 서울교통공사 내 직원들의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처장 A씨와 납품 관련 수의 계약 업체를 각각 뇌물 수수와 공여 혐의로 입건한 한편, 지난 12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서울교통공사 본사 경영지원실 계약처 사무실과 전산서버실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