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버스를 훔쳐 경기 파주 통일대교를 건너려던 30대 탈북민이 경찰에 체포됐다.
1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쯤 30대 남성 A씨가 파주 문산읍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 마을버스를 훔쳤다. 당시 버스 문은 열려 있었고 운전석에 차량 키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향한 곳은 임진강을 횡단하는 파주 통일대교였다. 이 다리는 남과 북을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다. 다리 너머는 민간인 출입 통제 구역이라 미리 허가를 받아야 갈 수 있다.
A씨가 몰던 버스가 통일대교 남단에 있는 검문소에 다다르자, 이곳을 지키던 군부대 초병들이 막아섰다. 그러나 A씨는 바리케이드를 밀고 그대로 북쪽으로 달렸다. 달리던 버스는 다리 북단의 바리케이드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A씨는 1시 30분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10여 년 전 탈북했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혼자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한 직업 없이 곳곳을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가족은 북한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를 묻는 경찰 질문에 A씨는 “남한 생활이 힘들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가족도 보고 싶고 우발적으로 버스를 훔쳤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범행 당시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차량 절도 현행범으로 체포한 상태로, 구체적인 범행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