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의 한 무인 창고에 보관돼있던 현금 수십억 원을 훔친 40대 남성 A씨가 구속 기소됐다. A씨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무인 창고에서 지난해 5월부터 중간 관리자로 일해왔다.
서울동부지검은 A씨를 야간방실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송파경찰서가 구속 송치한 지 18일 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월 12일 오후 7시 4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21분까지 창고 안에 있던 현금을 빼낸 혐의를 받는다. 6개 여행 가방에 보관돼있던 현금을 자신의 아내 명의 창고에 보관한 후, 범행 2일 후인 15일쯤 경기 부천시의 한 건물에 은닉했다. 현금이 보관돼있던 가방 안에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종이를 넣어 놓았다.
경찰이 40억1700만원을 압수한 가운데 “창고에 68억원을 보관했다”는 피해자 진술과 “40억원 정도만 훔쳤다”는 피의자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임차인(피해자)은 범행 12일이 지나서야 도난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지난 2일 A씨를 검거했다. 피해 금액 은닉에 사용된 건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A씨 어머니 60대 여성 B씨와 피해자에게 가장 먼저 도난 사실을 알린 30대 여성 C씨도 함께 입건했다. C씨는 피해자와 지인 사이로, 이전에도 피해자의 지시를 받고 이 창고에서 수 차례 현금을 운반했다고 한다. 이들은 아직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와 C씨의 진술이 엇갈리고, A씨와 같은 날(9월 8일) 현금이 있던 창고를 들어간 것이 확인돼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는 경찰 진술 과정에서 “범행 전 답사 차원으로 이날 창고에 들어갔다”고 했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여러 쟁점이 엮여 있어 매우 복잡한 사건 중 하나”라며 “범죄 수익금의 일부일 가능성이 있어 절도 관련 수사가 끝나면 피해금 출처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