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강원 춘천경찰서에서 화천 시신 훼손 유기 사건 피의자가 조사를 위해 강원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연합뉴스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훼손해 유기까지 한 현역 군 장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원경찰청은 4일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30대 후반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중령 진급을 앞둔 현직 소령으로 확인됐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범행 당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군부대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안에서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B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B씨는 A씨와 같은 부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임기제 군무원이었다.

범행 직후 A씨는 옷으로 B씨의 시신을 덮어 차량에 방치했으며, 같은 날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공사장에서 B씨의 시신을 훼손했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비닐봉투에 나눠 담은 뒤 다음날인 26일 오후 9시 41분쯤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버렸다. A씨는 10여년 전 화천지역 부대에서 근무한 적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유기할 때 시신이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이 담긴 비닐봉투에 돌덩이를 함께 넣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시신을 훼손할 때 사용한 도구들은 북한강 곳곳에 버렸다.

또 A씨는 B씨가 무단결근할 경우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범행 후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퇴직 날까지 휴가 조치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B씨의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내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오후 2시 46분쯤 화천군 화천읍 화천체육관 인근 북한강에서 다리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떠올랐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되면서 꼬리를 밟혔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오는 5일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