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거리에서 사진 촬영을 요청한 팬이 일행에게 폭행당한 사건에 연루된 한국계 미국인 가수 제시(36·한국명 호현주)가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일행의 팬 폭행 의혹과 관련해 가수 제시가 16일 밤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9월 29일 가수 제시의 팬을 자처하는 미성년자를 폭행한 일행을 은닉하고 사건 현장을 도주한 혐의로 고발된 제시를 불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제시는 지난 9월 29일 새벽 자신의 일행과 함께 압구정동의 한 거리에 있다가 “사진을 찍어달라”는 미성년자 팬을 다른 일행이 폭행하는 것을 지켜봤다. 당시 제시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며 사진 촬영을 거절하고 팬도 이를 수긍했으나, 갑자기 남성 2명이 달려들어 팬에게 욕을 하며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와 일행 중 한 명인 다른 여성은 처음에 이를 말리는 시늉을 하다 이내 포기하고 자리를 떴다. 이들은 인근의 다른 술집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와 함께 떠난 이 여성도 경찰에 도주죄로 고발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선 “범행 사실을 분명 지켜본 다음 자리를 떠난 것이 CC(폐쇄회로)TV에 촬영됐는데 이것이 왜 도주가 아닌지 의문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가수 제시와 폭행 피의자가 함께 사진을 촬영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가해자 중 한 명은 미국계 중국인으로 제시는 “이날 처음 본 사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에도 수배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남성 뿐 아니라 폭행에 가담한 또 다른 일행 B씨도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제시는 지난달 16일 경찰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자리에서도 “가해자 두 명은 사건 당일 처음 본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제시가 이 남성 어깨 위에 손을 올리는 등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공개되기도 했다. 제시가 이전에 발표한 앨범에서도 같이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시는 경찰서에 출석하며 “처음 본 사이가 맞는다”면서 “범인이 빨리 잡히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13년에도 제시에게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인 재미교포 A씨는 “클럽 화장실에서 마주쳐서 먼저 들어가라고 양보했는데 제시와 친구들이 이유 없이 시비를 걸고 때렸다”고 주장했다. 제시는 “친구와의 싸움을 말렸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