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9월 23일 총책 A씨 등 불법대부 조직의 인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산경찰청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을 상대로 자격과 서류를 위조해 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하고 대출금의 30%를 수수료로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 등의 조직,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총책 30대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선후배 등 사이인 이들은 대출 중개조직을 만든 뒤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인터넷이나 SNS 광고 등을 통해 무직자, 대학생 등 정상적 방법으로 일반 금융기관 대출을 하기 어려운 617명을 모집, 30억원 상당의 대출을 중개하고 수수료 9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상대적으로 대출 심사가 허술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 허위 정보를 써넣은 신청서를 제출한 뒤 대출을 받는 소위 ‘작업대출’ 수법을 썼다.

불법대부 조직체계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경찰은 “이들이 대출 신청자의 주거지 부근 작은 회사나 영업점 상호와 주소를 무작위로 선택하고 직장 전화번호란에 조직원 휴대 전화번호를 써넣은 대출 신청서를 제출한 뒤 대출 심사 과정에서 그 전화번호로 직장정보 확인 연락이 오면 답변하는 수법으로 금융기관 담당자를 속였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모든 소통을 텔레그램으로 하기, 조직원 간 사적 모임이나 대화 금지, 수익금은 현금 인출 후 당일 정산, 단속 정보 즉시 공유 등 조직 규율을 정하고 실행하면서 경찰 수사망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해영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1팀장은 “지난 5월~10월 불법 사금융 특별단속을 진행해 이번 사건을 포함해 작업 대출로 총 323억원을 빌려 수수료로 121억원을 챙긴 불법대부업자 90명을 검거했다”며 “이 중 77억원 상당을 추징보전 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