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이른바 ‘술 타기(음주 운전 사고 후 또 술 마시기)’로 수사 기관을 속이려 한 2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대학생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오전 4시 10분쯤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성남대로에서 만취 상태로 SUV 차량을 몰다 전기자전거 운전자인 30대 남성 B씨를 들이받은 후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를 위한 구호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달아났으며, B씨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B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무인 빨래방 업무를 보러 새벽부터 집을 나섰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건 당일 자신이 머물던 거주지에서 체포됐고, 당시 출동한 경찰관에게 빈 술병을 보여주면서 “집에 와서 술을 마셨다. 사고 당시에는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술 타기’를 시도했다. 술타기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범죄자가 수사기관에서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없도록 일부러 술을 더 마시는 수법을 뜻한다.
경찰은 현장 정황증거 등을 통해 A씨가 집안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사실이 없음을 확인 후 A씨에게서 음주운전 사실을 자백받았다. 또 A씨가 증거 인멸을 위해 빼내 둔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도 확보했다.
사건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사고를 내기 직전 지인들과 함께 3차에 걸쳐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