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 망루를 세운 6명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허가 없이 10m 높이의 철제 구조물(망루)을 세운 혐의(도시개발법 위반)로 6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구룡마을 주민 200여 명은 23일 오후 6시부터 24일 0시 20분까지 6시간 동안 ‘거주 사실 확인서’ 발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앞선 지난 5월 서울시는 구룡마을을 최고 25층의 공동주택 3520가구 대규모 단지로 재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행법 상 1989년 1월 24일 이후부터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거주확인서를 받을 수 없고, 거주확인서가 없으면 재개발 단지의 분양권도 함께 받을 수 없다.
구룡마을 관계자는 “분양권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민간 개발을 주장하는 주민들이 이 같은 집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회 과정에서 10m 높이의 망루를 세운 뒤, 이곳에 올라가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였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오후 11시 20분쯤 구룡마을을 방문했다. 아직 이 망루와 텐트는 철거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연행된 이들은 구룡마을 주민이 아닌 망루 설치 작업자로, 현재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구룡마을 관계자는 “망루를 세우고 이곳에서 집회를 벌인 이들은 분양권을 주장하는 이들이 돈을 주고 고용한 용역들”이라며 “구룡마을 주민들이 망루로 올라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낼 수 없다”고 했다.